
기아는 9일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308만9457대를 판매한 기아는 올해 322만대로 판매 목표를 늘렸고, 이후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아가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판매 목표를 430만대로 공표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중국 판매 목표 현실화에 따라 목표치를 소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현재 대비 30% 이상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점에서 꾸준한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가 제시한 중장기 성장 키워드의 첫 손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꼽혔다. 지난해 총 20만1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기아는 올해 이를 32만4000대로 늘리고, 2030년에는 125만9000대까지 확대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해 친환경차 판매량을 올해 총 56만8000대에서 2025년 89만7000대, 2030년 233만3000대까지 순차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특히 현재보다 친환경 차량 차종을 대폭 늘려 전기차 15종, 하이브리드 10종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반면 내연기관차(ICE)는 현재 17종에서 7종으로 지속 감축한다.
기아 관계자는 "2026년 출시 예정인 EV2까지 대중화 전기차 모델을 활용해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고 캐즘을 극복할 것"이라며 "내연기관의 경우 신흥 시장 대응을 위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은 셀토스부터 텔루라이드까지 확대해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함께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눈에 띈다.
PBV 출시 본격화와 픽업 라인업 확대도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기아는 오는 7월 PV5를 시작으로 PBV 출시에 나선다. 이후 2027년 PV7, 2029년 PV9를 출시하며 2030년에 총 25만대의 PBV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모델별로는 PV5를 13만5000대, PV7와 PV9은 총 11만5000대의 판매 목표를 잡았다.
픽업 시장 공략은 올해 초 첫 픽업 차량인 '타스만' 출시로 본격화한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 등에 타스만을 출시해 연 평균 8만대 정도를 판매할 방침이다. 픽업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의 경우 타스만과는 별개로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을 둔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중장기적으로 연 9만대의 판매량을 목표로 세웠다.
이처럼 전기차와 PBV, 픽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의 핵심 축으로 내세운 가운데 기아는 2030년까지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량을 111만대, 유럽은 77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한국의 경우 연간 58만대 판매를 통해 시장점유율 36.3%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이러한 중장기 목표 달성의 핵심 목표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강화 △차세대 배터리 전략과 전기차 판매 확대, 원가 개선 등을 통한 전기차 수익성 제고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사업 모델 전환에 따른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꼽았다. 핵심 상품 전략은 △커넥티비티 서비스 △자율주행 기술 △퍼포먼스(성능) △디자인 등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기아는 오는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 늘었다. 이 중 미래 사업 투자에 19조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 등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송호성 사장은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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