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과 관련 그의 오랜 '레드' 사랑이 재조명됐다.
1954년생인 홍준표 시장은 지난 1996년 정계 입문한 이래 줄곧 빨간색 셔츠나 넥타이를 착용해 '레드준표'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그는 2017년 대선 당시에도 붉은 계열의 옷차림을 고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지난 2017년 tvN 'SNL 코리아'의 '미우프(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 코너에서는 배우 정이랑이 '레드준표' 캐릭터를 패러디해 인기를 얻었다.
정치인들은 의상이나 소품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디자인과 색상, 액세서리를 통해 이념, 소속 정당, 국가 정체성 등을 나타낼 수 있고 신뢰감, 권위, 친근감 등의 이미지를 의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홍 시장의 '레드' 사랑도 이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TV 토론에 참석,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당시 홍 후보는 강렬한 넥타이 색상처럼 거침없는 입담으로 공격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보통 빨간색은 열정,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 등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홍 시장이 소속된 정당 '국민의힘'도 주요 색상을 빨간색으로 설정, "붉은색은 밝은 내일을 이어가는 국민의힘의 정열과 진취적 자세를 나타낸다"고 전했다. 또 빨간색은 보수의 강한 에너지, 정체성, 결집력을 상징한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의 대내외 행사 패션. [사진=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4/09/20250409153937623857.jpg)
과거에는 빨간색에 집착하는 홍 의원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무성했다. 다만 홍 시장은 당과의 연결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체로 전통적인 수트 스타일을 고수하는 홍 시장은 네이비 톤 정장에 무채색 셔츠, 강렬한 넥타이를 조합해 연출한다. 이는 법조인 출신의 보수 정치인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반영됐다.

대중과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캐주얼 의상도 활용한다. 선거 유세나 지역 행사에서는 모자나 점퍼, 운동화 등 보다 대중적인 아이템을 활용, '서민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대구 시장으로 시민들과 밀접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전략이지만 이때도 붉은색 계열의 의상은 꼭 포함된다.
다만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레드 마니아' 홍 시장은 뜻밖의 위기를 맞았다. 바로 그가 입은 빨간 점퍼가 윤석열, 유승민, 원희룡 후보 등과 겹친 것. 이에 홍 시장은 '홍준표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눈에 띄는 글씨와 로고, 숫자 등을 과감히 삭제한 뒤 클래식용 점퍼를 선택해 검사 출신의 관록을 강조했다.
패션은 태도나 감정을 비언어적으로 드러내는 수단이다. 홍 시장의 패션은 단순히 스타일을 넘어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로 자리 잡았다.
한편 홍 시장은 최근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그 꿈을 찾아 상경한다"며 대권 도전을 위한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시장은 최근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앞에 위치한 대하빌딩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캠프를 차렸던 '대선 명당'으로 꼽힌다.
이에 오는 11일 시장직 사퇴도 앞두고 있다. 그는 7일 열린 대구시 간부회의에서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11일 사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퇴 이후 오는 14일에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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