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큰손' 떠오른 보험업계…주요사 운용자산 700조

  • 생보 3사·손보 5사 합계, 2년 새 95조원 늘어

  • 회계기준 등 제도변화 영향…경쟁력 강화 절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지난해 운용한 자산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 운용자산 규모는 불과 2년 사이에 100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급증세다. 보험업계와 학계에서는 보험사들이 자산 운용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보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운용자산은 총 723조67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23조7611억원)보다 약 28조원, 2년 전(628조4779억원)보다 약 95조원 늘어난 규모다. 이 기간 8개 주요 보험사들의 전체 자산 대비 운용자산 비중 평균도 90.3%(2022년), 95.7%(2023년), 95.8%(2024년) 등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주요 보험사의 운용자산 규모가 늘어난 이유로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된 점, 최근 실적 호조로 보험료 수입이 늘어난 점 등이 꼽힌다. 우선 IFRS17은 장부에 원가가 아닌 시가를 기록하도록 해 보험사들이 장기채를 보유하는 게 건전성 지표 방어에 유리해졌다. 보험계약은 만기가 길어 관련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위험을 장기채로 일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경영실적이 개선되면서 수입보험료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업계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3조4353억원 늘어난 241조44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험사로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산운용 규모도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2023년부터 일부 퇴직연금이 운용자산으로 분류된 것도 운용자산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보험사들은 본업을 통한 보험료 수익, 보험료 등 자산을 활용한 투자 등을 주요 축으로 이익을 창출한다. 최근에는 보험업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사들이 투자손익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규모가 700조원을 넘어서면서 자금시장에서 영향력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운용자산 중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비중도 2년 사이에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늘어나는 등 국·공채, 회사채 매입에 투입되는 자금이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원래 채권시장에서는 전통적인 ‘큰손’으로 분류된다”면서 “운용하는 자산 규모가 확대될수록 점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운용자산 증가는 보험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투자손익이 대폭 늘면서 보험손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금감원은 운용자산 확대가 이자·배당이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투자손익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서도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보험사업모형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험회사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