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필립모리스가 그리는 미래 앞당길 양산공장…비연소 제품 전환 '속도'

  •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아시아·태평양 '전초기지'

  • 수출액 규모 연간 400억원...일본 포함 12개국 수출

  • 생산라인엔 인원 최소화...로봇팔 등 대부분 자동화

8일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입구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8일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입구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말보로, 10년 안에 영국 담배 진열대에서 사라질 것"

세계 최대 담배 제조기업 필립모리스의 야첵 올자크 회장은 지난 2021년 영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담배 종식을 선언했다. 대신 일반 담배보다 유해 물질이 적게 나오는 전자 담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경남 양산시에 있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필립모리스 회장이 그리는 미래를 앞당기는 핵심 기지다. 이곳에서는 말보로·버지니아슬림·팔리아멘트 등 일반 담배를 비롯해 전자담배 디바이스(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에 호환 가능한 센티아·테리아(비연소 제품군)를 생산하고 있다.

양산공장은 지난 2002년 가동을 시작한 뒤로 약 23년이 됐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공장으로는 이곳이 유일하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전경 모습 사진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 공장 전경 모습 [사진=한국필립모리스]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수출된다. 양산공장 수출액 규모는 연간 400억. 국내 물량은 약 67%이고 나머지는 수출 물량이다. 수출국은 일본을 포함한 12개국이다.

지난 8일 찾은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세컨더리 공정에는 청량한 박하향이 내부를 가득 채웠다. 방문한 날이 맨솔향 첨가 제품을 만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담배 제조 공정은 프라이머리 공정과 세컨더리 공정으로 나뉜다. 먼저 프라이머리 공정에서는 원재료인 담뱃잎을 분쇄한 뒤 납작하게 가공해 두루마리 형태, 즉 캐스트 리프로 만든다. 그 다음 세컨더리 공정에서는 캐스트 리프를 막대 형태로 접어 최종 담배 스틱 모양으로 완성해 포장 작업을 한다.
 
센티아 스틱 컴바이너Combiner 공정 과정에서 ‘더블 스틱’ 상태의 모습 더블 스틱 상태 제품은 반으로 절단된 후 포장 장비인 패커로 이동된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센티아 스틱 컴바이너(Combiner) 공정 과정에서 ‘더블 스틱’ 상태의 모습. 더블 스틱 상태 제품은 반으로 절단된 후 포장 장비인 패커로 이동된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지난해 기준 양산공장 연평균 고용인원은 약 600명이지만, 생산 라인에서 마주친 이들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사람 손이 필요 없을 만큼 대부분 과정이 자동화돼서다. 로봇팔은 담뱃잎이 담긴 상자를 능수능란하게 옮기고 종이 파쇄기 같은 역할을 하는 슈레더가 담뱃잎을 잘게 풀어준다.

담뱃잎이 스틱으로 탄생해도 곧바로 소비자를 만날 수는 없다. 채용 절차로 따지자면 실무 전형과 최종 면접이 남아 있다. 제품 포장 장비인 패커(Packer) 옆에는 실시간으로 생산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장치가 문제 있는 제품을 발견하면 곧바로 폐기 처분한다.
 
센티아 패커 공정에서 팩의 바코드 및 데이터 코드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센티아 패커 공정에서 팩의 바코드 및 데이터 코드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사진=한국필립모리스]

또 생산 제품이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품질 실험실을 거쳐야 한다. 품질 관리 역시 같은 건물에서 진행된다. 품질 실험실에 들어가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바로 한 번에 5명씩 끊어 들어가야 한다. 품질 실험을 위해 특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가 필수인만큼 외부 공기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품질 실험실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며 "공인된 실험실 환경에서 공인된 방식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이 소비자에게 공급되도록 다양한 실험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 흡연자 중 비연소 제품 이용자는 5명 중 1명꼴이지만, 양산 공장의 비연소·일반 담배 생산 비율은 6대 4다. 비연소 제품 생산 비율이 높은 이유는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수출하는 비연소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8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정창권 양산 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왼쪽부터 차용준 양산 공장 생산부문 총괄이사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8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정창권 양산 공장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이사(왼쪽부터), 차용준 양산 공장 생산부문 총괄이사, 김기화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한국필립모리스는 일반 담배 종식과 동시에 비연소 제품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전국 판매를 시작한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 전용 스틱 '센티아'도 그 일환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센티아 고객 타깃층을 일반 담배에서 전자 담배로 바꾸려는 이들로 설정했다. 그렇다 보니 센티아가 일반 담배와 비슷한 맛을 내도록 집중했다. 일반 담배에서 전자 담배로 갓 넘어온 소비자가 비연소 제품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들인 것이다.

차용준 양산공장 생산부문 총괄이사는 "아시아·태평양 전초기지인 양산공장은 뛰어난 생산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용 제품도 생산하고 있어 전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공장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곳곳에는 "품질 혁신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최고 제품을 만들어가자"는 내용이 담긴 뉴스레터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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