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46%에 달하는 높은 상호관세를 매기면서, 베트남 수출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수출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며 수출 시장 다변화와 원산지 관리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미국 의존도 축소가 주요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수산물 기업인 사오따 식품의 호 꾸옥 륵 회장은 “세금 장벽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은 예측했지만, 이처럼 높은 수치는 예상 밖”이라며 “이 관세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베트남산 새우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수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베트남산 새우의 최대 수출국으로, 베트남 새우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목재 가공 업계 역시 비상에 걸렸다. 빈즈엉성 목재 가공 협회 회장이자 목재 기업 대표인 응우옌 리엠은 “현재 기업들의 평균 이익률은 5~7%에 불과한데, 여기에 40%가 넘는 관세가 붙는다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격을 올리면 주문이 줄고, 낮추면 손해를 보는 구조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베트남산 목재 제품은 미국의 가구 시장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일부 기업들은 미국산 원자재 수입을 확대해 무역 균형을 맞추는 한편, 유럽과 중동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일시 유예하기는 했지만 관세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산물 업계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수산물 수출 및 생산자 협회 관계자는 “운송비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에만 기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품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국가로의 수출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베트남 산업계 전반적으로 미국 의존도 축소가 주요 과제로 올라선 가운데 이는 기업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 이와 관련해 풍득띠엔 베트남 농업환경부 차관은 베트남 기업들이 단순한 가공의 단계를 넘어 과학과 기술을 더 많이 적용하고, 첨단 제품 라인을 본격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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