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복하지 않고 관세 인하를 요청한 국가들과 무역 합의를 협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식시장 급락 때문에 상호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아니다. 많은 요청이 있었고 75개가 넘는 국가가 우리를 접촉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각 국가에 대한 해법은 맞춤형으로 할 텐데 그건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90일 유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에 대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신경 쓰고 있으며 우리가 성의 있게 협상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일에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이 상한이고 이번 유예 발표로 인해 일시적으로 적용되는 10%가 하한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관세에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으며, 캐나다와 멕시코는 유예 대상에 포함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예시로 들며 한국, 일본, 대만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이 사업에서 채굴한 LNG 상당량을 구매하는데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을 미국 무역 문제의 가장 큰 원천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관세로 유럽 등지로 흘러간 중국산 제품이 전 세계 무역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역 전쟁의 구도를 '전 세계 대 중국'으로 가져가느냐는 질문에 "난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중국이 확전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용감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과 함께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유예와 관련해선 "성공적인 협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까지 기다리는 것은 대통령의 결정이었다.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만큼 자신의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여러분은 (관세 때문에) 전 세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하려고 했지만, 실제 우리는 정반대의 효과를 봤다. 전 세계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연락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시장과 소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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