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업계 모두 자본잠식…한때 '유망주' 디지털 보험 위기

  • 5곳 중 4곳 자본잠식…1곳도 연내 부실화 우려

  • 업계 혁신 도모, 규제 완화 통한 위기 극복 절실

사진챗GPT
[사진=챗GPT]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하나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신한EZ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 모두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자본잠식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편의성 향상과 위험보장 공백 완화 등을 통해 혁신을 이룰 것이란 기대와는 다른 행보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위기 돌파를 위해 업계 자체적인 혁신과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 중 4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디지털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자본금(5611억원)이 투입된 하나손보는 작년 말 기준 자본총액이 4446억원에 불과하다. 자본잠식률은 약 20.8%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도 작년 말 기준 자본금 3690억원 중 1506억원만 남아 자본잠식률 59.2%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말 자본잠식률이 74.9%까지 치솟았지만 모기업인 교보생명을 통해 12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숨통이 트였다. 캐롯손보와 카카오페이손보 자본총액도 1547억원, 799억원으로 각각 자본금 2987억원, 2000억원을 하회하고 있다. 자본잠식률은 캐롯손보 48.2%, 카카오페이손보 60.1%다.

유일하게 자본잠식 상태를 면하고 있는 신한EZ손보도 자본총계가 1113억원 규모로 자본금(1062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연내에 자본을 확충하거나 실적을 개선하지 않으면 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자본잠식은 회사에 적자가 쌓여 현재 자본이 자기자본보다 적은 상태를 뜻한다. 디지털 보험 5사는 지난해 총 1854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 자본잠식 규모를 키웠다. 이에 캐롯손보는 결국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나섰고, 모기업인 한화손보가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출범 당시 온라인 판매 창구를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향상하고 소액·미니보험을 통해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비대면 판매’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데다 눈에 띄는 혁신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기존 사업 모델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으로는 경쟁 자체가 안 된다”며 “지금은 디지털 보험사만의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디지털에 적합한 속성을 보유한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전반적인 디지털 보험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추천을 가능하게 해 디지털 보험 전체 시장 규모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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