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매출 71조 역대 최대...2분기부터 관세 '가시밭길'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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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25%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의 올 1분기 매출액이 71조원을 돌파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2분기부터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같은기간 테슬라, 폭스바겐 등 경쟁사의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이상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관세 효과가 본격화됨에 따라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자동차·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통합 매출액은 71조266억원, 영업이익은 6조8896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 줄었다. 현대차의 1분기 잠정 매출액은 43조3569억원, 영업이익은 3조61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6%, 1.7% 늘었다. 같은기간 기아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7조6697억원, 3조2726억원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의 1분기 실적 순항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H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증가와 고환율 효과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품목별 관세 효과(4월3일)가 가시화되기 전에 미리 신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3월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올 1분기 미국 합산 판매량은 41만9912대로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다. 3월 판매량은 역대 최고 수준인 17만2669대로, 1분기 판매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중 비수기로 분류되는 시기에 이 같은 판매량을 올린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귀띔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관세 효과가 본격 발현되는 2분기 이후 실적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 25% 관세 정책으로 현대차·기아가 연간 각각 6조, 4조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의 40%, 기아는 36% 수준이다.

다만 올해 평균 환율(1465원)이 지난해 평균(1365원)보다 7.3% 오른 상황이라 원가 상승을 방어할 여력이 있다. 원달러 환율 100원 상승에 따른 현대차의 기대이익은 2조5000억원, 기아는 4조원으로 추산된다. 관세 효과에 따른 원가부담 압박을 현대차는 약 40%, 기아는 80%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관세 적용 이전에 미국 수입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현지 생산 체계를 최대한 활용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효과가 본격 영향을 미치는 2분기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진짜 위기 대응 능력이 드러날 것"이라며 "현대차·기아는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올해 미국 외 지역에서는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대응에 그룹의 명운이 달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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