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요동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1.36포인트(6.60%) 급등하며 2445.0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49억원, 6814억원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1조75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6.42%) △SK하이닉스(11.03%) △LG에너지솔루션(11.31%) 등 미국 관세 리스크에 억눌렸던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에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74억원, 2011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99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알테오젠(5.61%) △에코프로비엠(9.29%) △에코프로(9.62%) △레인보우로보틱스(7.02%) △휴젤(7.75%) △클래시스(11.65%) △삼천당제약(6.97%) △파마리서치(8.57%) △리가켐바이오(6.30%) 등 이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업종이 호조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매수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했다.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작년 8월 6일 이후 8개월 만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가 대폭 경감되며 과매도 구간을 탈피했다”며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산업재, 금융 등 대형주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스닥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등에 반도체 소부장, 이차전지, 바이오 등이 모두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우리나라에 비해 하락 폭이 컸던 일본과 대만도 9% 넘게 반등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67.76포인트(9.04%) 상승한 3만4581.79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 △소니 그룹(13.52%) △패스트리테일링(9.06%) △히타치(14.43%) △키엔스(11.60%) △닌텐도(11.70%) 등이 10%대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대만 자취엔 지수는 같은 기간 1608.27포인트(9.25%) 오른 1만9000.03에 장을 마쳤다. 대만 시총 1위 기업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도 1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관세 리스크 일시적 해소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자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7.7원 내린 1456.4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미국 관세 유예 국가에서 유일하게 제외된 중국 증시는 타 국가 대비 상승률이 크지 않다. 국내 증시 마감시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 상하이A, 상하이B 오름세는 1% 안팎에 머물렀으며 홍콩 항셍지수, 항셍차이나기업 지수 등은 2%대 상승률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악화된 미·중 관계가 지속되면 중화권 증시 부진과 함께 소비심리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은 주식시장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라며 “미·중 갈등 심화로 중화권 증시 부진이 이어지게 된다면 중국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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