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0일 중국 증시 주요 주가지수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관세에 대응한 중국의 부양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6.83포인트(1.16%) 오른 3223.64, 선전성분지수는 214.75포인트(2.25%) 상승한 9754.64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48.32포인트(1.31%), 42.17포인트(2.27%) 상승한 3735.12, 1900.53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13시간여 만에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반면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재차 올렸다. 중국도 이날 예고대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84%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곧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국내 금융 시장의 안정을 우선시할 것으로 본다”면서 “계획된 지원 조치의 실행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날 로이터통신이 중국 최고 지도부가 부양책 논의를 위해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이날은 블룸버그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최고 지도부가 목요일(10일) 회동해 추가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부동산, 소비,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춘 지원책이 논의될 예정이다.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로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2.5% 하락하며 3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업종 별로는 부양책 기대에 소매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중바이지퇀(中百集團). 다롄유이(大連友誼), 궈팡지퇀(國芳集團), 왕푸징(王府井), 리상궈차오(麗尚國潮) 등이 강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도 2.06% 급등한 2만681.78로 마감했다. 역시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샤오미와 중신궈지(SMIC), 하이디라오 등이 급등세를 보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전날 강구퉁(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투자 제도)을 통해 356억 홍콩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홍콩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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