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고집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협상 여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면서 “대화의 문은 열려있지만 대화는 반드시 상호 존중이라는 전제 하에 평등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중국과 함께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상생의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적절히 해결하길 바란다”고 했다.
허 대변인은 미국에 고율 관세를 추가로 부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이를 고집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미국의 극한 압박과 괴롭힘 행위에 절대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전쟁이나 무역전쟁을 고집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대중국 추가 21% 관세에 대한 맞대응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13시간여 만에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반면 중국에 대한 관세는 104%에서 125%로 재차 올렸다.
중국은 보복 조치를 통한 대응 외에도 내수를 활용해 미국의 관세로 인한 충격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 대변인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2위 소비시장인 중국은 미국의 폭압적 관세에 맞서 확고부동하게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고, 우리의 길을 나아갈 것이며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통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을 주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이 내수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확실성을 활용해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날 예고대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84% 추가 관세 부과에 들어갔다. 앞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34% 상호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동률의 보복 관세로 대응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50% 더 높이자 중국도 관세율을 84%로 상향하며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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