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릴레이 인터뷰⑧] "자체 핵무장론 안돼…한·미 동맹 무너질 것"

  • 위성락 의원 "북·미 대화 가능성…트럼프가 어떻게 협상할지는 미지수"

  • "우리 안보 이해관계 반영하려면 한·미 간 공조 협의 메커니즘 필요"

  • "핵무장 추진 시 제재 압박으로 경제적 어려움…국론 크게 분열될 것"

  • "美의 민감국가 지정은 제재 아냐…과학기술 협력에 제약 가하는 정도"

캡션에 주요 멘트 한 줄 부탁드립니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체 핵무장론은 함부로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체 핵무장론은 함부로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한·미 간 동맹이 약화되거나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핵무장에 대해 유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대부분 주한미군 철수를 권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핵을 가진다고 해서 우리나라 안보가 강화된다고 볼 수 없다"며 "핵무장을 추진하다가 제재 압박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생기고, 지금보다 국론이 더 크게 분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핵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감성적"이라며 "핵무장론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위 의원과 일문일답한 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며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이후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 들어서서 트럼프 대통령이 몇 차례 걸쳐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하면서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근데 엄격히 말하면 '뉴클리어 웨폰 스테이트(nuclear weapon state)'라고 하지 않는 한 그걸 인정했다고 볼 수 없다. 미국 정부가 지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로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를 정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일단 이 의미는 그동안에 생겨났던 약간의 의구심이나 혼선을 정리하는 취지가 있다고 본다."

-북·미 대화 가능성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어떻게 협상할 것으로 보나.

"북·미 대화 가능성은 높다. 다만 북·미 대화는 크게 가변적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협상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본다. 협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단 미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할지, 어떻게 갈지 모르지만 한꺼번에 해결하는 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거에는 '스몰 딜(small deal)'처럼 단기적인 접근을 하면서 이어가는 접근을 했다. 6자 회담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게 갈 수도 있겠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보다는 조금 더 포괄적인 타결을 하려고 하다가 안 됐다. 그래서 미국이 하노이 경험에 비춰 스몰 딜로 갈지 아닐지 모르겠다."

-북·미 대화에 있어서 '코리아 패싱' 가능성은.

"코리아 패싱 가능성은 당연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대화를 하더라도 남북 대화와 협상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래 북한이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하고도 단절하고 있고, 단절 상태가 윤석열 정부 2년 반 정도 거치면서 악화됐다. 또 한·중, 한·러 관계도 최악이 됐다. 이런 여건하에서 북한이 미국하고 대화를 재개하더라고 우리하고 대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차기 정부 들어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혼자 대화를 한다는 얘기인데, 우리 문제를 우리는 참여하지 않고 미국과 북한이 논의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적 이해관계를 잘 반영하려면 한·미 간에 좋은 공조 협의 메커니즘을 만들어내야 한다."
 
캡션에 주요 멘트 한 줄 부탁드립니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체 핵무장론은 함부로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자제 핵무장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핵무장론은 함부로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핵무장을 감성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가 핵무장론 정책 방향을 잡으면 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엄청난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핵무장론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 대외 의존도, 에너지, 식량 의존도, 경제 구조 등을 볼 때 우리가 핵무장의 길을 가서 받게 될 국제적인 제재나 압박을 견뎌내기 어렵다. 핵무장 자체가 북한에 대한 핵을 대처하는 데는 유용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한·미 동맹이 약화되거나 무너질 것이고, 확장 억제는 사라질 것이다. 만약 핵무장을 추진하다가 제재 압박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생기게 되면 국론이 크게 분열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미 국론이 분열된 나라다. 그러한 제재를 돌파해 나갈 국민적인 컨센서스가 있기 어렵다. 지금도 보면 미국의 민감 국가 지정 정도를 가지고도 논란이 되니 핵무장론자들이 주춤하고 있다. 민감 국가는 제재가 아니다. 그냥 아주 작은 절차를 좀 어렵게 해서 과학기술 협력에 제약을 좀 가하는 정도다. 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핵무장을 유연하게 바라보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주한미군 철수를 권장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손을 떼기 위해 한국에 핵무장을 허용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자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가 더 강화된다고 볼 수 없다."

-차기 정부가 북한 비핵화 등 우리나라 외교·안보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목표를 견고하게 세우고 미국과 그런 목표를 공유하면서 일본과도 공조하고,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압박 제재도 해야 한다. 또 중·러를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협상을 열어서 단기적인 해법이 아니고 중장기적인 해법으로 접근해 가야 된다. 그 과정에서 제재 압박은 물론이고 대화 협상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고, 국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고 본다. 근데 우리 내부에서부터 우리가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는데 핵무장은 안 된다. 북한 핵 문제를 우리 자체 핵무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핵무장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고 우리만 고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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