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8년만에 고위급 핵협상…"긍정적 분위기, 후속 회담 예정"

  • 오만 외무장관 중재로 약 2시간 동안 간접 대화 진행

  • 이란, '핵프로그램 제한하는 대신 경제제재 완화' 요구

  • 협상 실패 시 군사충돌 우려…중동 긴장감 고조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미국과의 협상 뒤 대화 나누는 이란 대표단 사진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미국과 협상한 뒤 대화하는 이란 대표단.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12일(현지시간) 8년 만에 핵 협상에 나섰다. 이번 협상은 오만에서 간접적으로 진행됐음에도 양측은 모두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19일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협상단을 이끈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는 회담 이후 NBC 방송에 "이란과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 종료 후 이란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협상 틀을 마련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며 "이번 회담 분위기는 회담의 지속성과 진전을 보장할 만큼 긍정적이었다. 다음 회의에서 협상의 기초를 확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 중재로 양국 대표단이 별도 공간에서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날 협상에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완화해 주는 것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번 회담은 오로지 핵 문제에 관한 것이며 회담의 지속 기간은 미국 측의 진지함과 선의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개월 이내에 새로운 핵 협정을 도출하자'며 서한을 보낸 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 중지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며 "이란에 폭격과 함께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으로 인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미사일 공방,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가자지구 분쟁 등으로 고조됐던 중동 지역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협상이 실패하면 중동 정세는 더욱 악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공습을 하겠다고 거론해 왔다.
 
한편 이란 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제한을 가하고 제재를 풀어주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체결로 해결되는 듯했으나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2019년부터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한 데 이어 2021년부터 우라늄 농축도를 준무기급인 60%까지 높이며 핵 개발 수위를 점차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