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링 "여성 주연 영화 늘었지만 성적 대상화는 여전"

  • '우먼 인 모션' 10주년 영화계 성평등 보고서

  • 작년 美 흥행상위 100편 중 여성 주연작 54%

  • 성 고정관념 묘사 계속.…여성감독 13.6% 불과

케어링의 우먼 인 모션 이미지 자료케어링
케어링의 '우먼 인 모션' 이미지 [자료=케어링]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에서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는 비율은 크게 늘었지만, 성 고정관념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럭셔리 기업 케어링은 문화예술계 내 성평등 확립을 목표로 한 '우먼 인 모션(Women In Motion)' 이니셔티브 출범 10주년을 맞아 영화산업 성평등 변화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케어링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이자 다양성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소 창립자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와 함께 2015년 이후 영화계 성평등 변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5~2024년 미국 흥행 상위 영화 100편 중 여성 배우가 주연인 작품은 2015년 32%에서 2024년엔 54%로 22%포인트(p)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여성 캐릭터가 성 고정관념에 따라 묘사되고 대상화되고 있었다. 2015~2023년 영화에서 대사가 있는 배역 중 여성 비율은 평균 32%에 불과했다. 이들 중 25%가량은 선정적인 의상을 착용했고, 25%는 신체의 일부가 드러난 모습으로 등장했다.

카메라 뒤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5~2024년 미국 흥행 상위 영화 100편에서 여성이 감독을 맡은 작품은 7.5%에서 13.6%로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케어링 관계자는 "여성 캐릭터 대상화와 더딘 변화 속도는 우먼 인 모션 토크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라며 "편향된 묘사는 결과적으로 여성 배우에게 주어지는 기회 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10년간 여성 감독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케어링은 여성 영화인을 위해 '떠오르는 신예상(Emerging Talent Prize)'도 만들어 첫 장편영화 제작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총 11명이 수상자로 선정돼 영화 23편이 만들어졌다.

지원 작품은 국제 영화제에서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202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의 여름',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우라 델페로의 '베르밀리오'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영화 '마나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브라질 감독 마리안나 브레난드가 수상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칸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우먼 인 모션 행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케어링은 구찌·생 로랑·보테가 베네타·발렌시아가·브리오니·부쉐론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럭셔리 기업이다. 2015년 칸영화제에서 우먼 인 모션을 만들어 문화예술계 여성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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