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기업 ‘스타링크(Starlink) 서비스’가 베트남 정부로부터 자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운영 시범 라이선스를 부여받았다. 스타링크는 향후 5년간 베트남에서 제한적 서비스가 운영될 전망이다.
13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3일 스페이스X(SpaceX)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시범 라이선스를 승인한 후 이달 10일 스페이스X에 결정문을 전달했다. 베트남 정부는 스타링크가 통신 인프라를 한층 보완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꽝호안(Do Quang Hoan) 베트남 무선전자협회 부회장은 “스타링크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인프라로 접근이 어려운 외딴 섬이나 도서 지역, 혹은 통신망 구축 비용이 높은 지역까지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스타링크의 시범 운영을 승인하면서 최대 5년간, 최대 60만 명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서비스를 허용했다. 이 라이선스에는 위성 고정 인터넷 접속, 전용선, 해상 및 항공기용 모바일 인터넷 접속 등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되고, 보안 및 방위 요건 충족이 필수 조건으로 명시됐다.
베트남 정부는 위성 인터넷의 보완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도서 지역의 디지털 전환, 원격 교육 및 진료, 재난 대응, 지상 네트워크의 취약점 보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링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응우옌마인훙 베트남 정보통신부 장관은 저궤도 위성을 포함한 다층적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시범 구축을 지시했다.
국제 인터넷 속도 측정 기업 오클라(Ookla)의 아판디 요한(Affandy Johan) 전문가는 “스타링크는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분산된 거주 지역이나 산악 지대에 고속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일본 등 섬과 산이 많은 국가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스타링크를 활용해 산악 지역 건설 현장에 전용 5G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그는 또 “계층화된 커버리지 모델은 베트남의 디지털 격차 해소에 실용적인 접근이며, 국가 통신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추진 중인 국가 디지털 전환 로드맵의 핵심 과제와도 부합한다.
이로써 베트남 내 디지털 연결망 확장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타링크가 기존 광섬유 및 모바일 네트워크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요한 전문가는 “스타링크는 특정 환경에서 유용할 수 있지만, 베트남의 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베트남은 이미 70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4G는 전체 인구의 99.8%를 커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 주요 통신사인 비엣텔(Viettel), VNPT, 모비폰(MobiFone) 등은 5G 서비스도 시범 운영 중이다.
베트남의 평균 고정 인터넷 속도는 약 165Mbps로 세계 35위, 모바일 인터넷 속도는 144Mbps 이상으로 세계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도 스타링크의 초기 장비 비용과 월 구독료는 베트남 농촌 가구의 소득 수준에 비해 부담이 크다는 점이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한편 베트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전에 스타링크 운영을 승인한 것을 두고, 베트남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머스크의 환심을 사 협상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