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네거티브 자제해야…최악의 자충수 될 것"

권영세 "당 화합 해치는 발언 엄중히 책임 묻겠다"

친한계 '친윤 주도 한덕수 차출설' 주장 겨냥한 듯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제21대 대선 경선에 출마 의사를 밝힌 대선 주자들을 향해 "상대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과도한 인성 공격과 같은 '네거티브(부정) 캠페인'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당 일각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차출설'을 띄운 가운데 한 유력 후보 캠프에서 제기한 의혹성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되 페어플레이를 펼치며,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아름다운 경선이 돼야 한다. 국정 운영 비전과 정책, 본선 경쟁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경선은 여느 때와는 다른 조건과 환경 속에서 치러진다. 10명이 훌쩍 넘는 후보자들이 경선에 뛰어들었다"며 "자칫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고, 불필요한 갈등을 낳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의 화합과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식적으로 무늬만 경선을 치르고 있는 이재명 1인 독재 정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달라야 한다"며 "감동과 통합의 경선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와 공당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됐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각각 대선 불출마와 경선 불참을 결정한 데 대해선 "그분들의 용단을 존중하면서 남겨주신 애정 어린 당부 말씀은 당의 선거 전략과 공약에 꼼꼼하게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의 경선 원칙은 명확하다. 모든 후보는 같은 출발선에 서야 하고, 같은 기준 아래 경쟁해야 한다"면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도, 누구에 불이익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를 측면에서 돕고 있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한덕수 차출론'의 부상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가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김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측근들도 한 대행의 출마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권 위원장은 "일각에서 무책임한 발언으로 당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또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이런 행위는 당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최악의 자충수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공정한 경선 질서를 흔들고 당의 화합을 해치는 발언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당원과 각 캠프 관계자 모두가 공정, 품격, 절제라는 보수의 기본 가치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5일까지 이틀간 예비후보 등록을 받은 뒤 오는 16일 서류심사를 통해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17일에는 '미디어 데이'를 통해 토론 조를 추첨하고, 18~20일 사흘간 조별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4명으로 후보가 추려지는 1차 경선(컷오프)은 22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