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서 (실내악의) 맛을 보면 금방 빠져들 거예요. 다양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서울 대표 실내악 축제 SSF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첫 걸음부터 함께 해온 강동석 예술감독은 14일 서울 안국동 안동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내악의 재미’를 말했다.
SSF는 오는 4월 22일부터 5월 4일까지 13일간 총 14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 향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실제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중학생이던 2009년에 SSF 무대에 올랐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2017년 SSF 무대에 선 직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젊은 연주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전에 SSF 무대에 선 배경에는 강 감독의 뛰어난 안목이 자리한다. 첫 회부터 매년 빠짐없이 SSF 무대에 오른 비올리스트 김상진 연세대 교수는 “외국 페스티벌과 달리, SSF는 (젊은 연주자들에) 관대하다”고 말했다. “젊은 연주자들이 굉장히 많이 참여해요.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죠. 강 감독님이 발굴한 음악가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어요. 젊은 연주자들이 SSF를 통해서 데뷔 무대를 갖고,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었죠. SSF만의 자랑거리라고 생각해요.”
뛰어난 연주자들뿐 아니라, 숨은 명곡들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라블 등 대중에게 낯선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강 감독은 “모르는 작곡가라고 해서 재미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들으면 금방 감동 받을 곡들이에요. 알려진 곡들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어요. 모르는 곡을 알려진 곡들 사이에 끼워 넣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해요.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들이 많아요.”
김영호 피아니스트는 지금이야말로 실내악을 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솔로는 자기 멋대로 하죠. 때로는 과장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내악은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함께 가야 해요. 중국 피아니스트 윤디리의 연주회를 본 한 평론가가 ‘윤디리는 실내악을 해야겠다’고 평한 적이 있어요. 음악성은 남의 것을 듣고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발전해요. 자기 혼자만 생각해서는 훌륭한 음악이 나올 수 없어요. 서로 듣고 맞춰가는 것. 실내악을 듣다 보면, 나라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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