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애플이지만 점유율은 전년보다 4%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했다. 마의 50% 벽이 무너진 것이다. 삼성전자(6%)는 소니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2·3위 샤프(9%), 구글(8%)과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글로벌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유독 일본에서 힘을 못 썼다. 반등의 모멘텀은 AI 핵심 기능인 음성 비서 '빅스비' 일본어 탑재다. 2023년 소프트웨어(SW) 개발팀을 출범한 삼성일본연구소는 지난해 갤럭시 AI 일본어 대응에 주력했다. 그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개발 중이던 일본어 음성인식엔진을 지난해 4월 일본 연구소로 옮기며 속도를 냈다.
올해부터 빅스비 일본어 버전 지원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삼성월렛 서비스 확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페이페이의 QR·바코드 결제가 가능한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것은 스마트폰 제조사 중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지난 2일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일본 현지 법인과 판매점 등을 둘러보며 사업 기회를 재점검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일본 스마트폰 사업 담당 영업법인을 운영 중이며 요코하마에 반도체 패키지 연구개발(R&D) 거점 '어드밴스드 패키지랩(APL)'을 짓고 있다.
빅스비는 삼성 AI 가전의 요체이기도 해 2007년 철수한 일본 가전 사업 부활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OLED TV의 경우 2022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상황이다. 지난해 1500달러 이상 일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비중은 62.8%에 달했다. 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등에 이어 파나소닉까지 TV 사업 철수를 검토 중이라 삼성이 영향력을 확대할 적기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은 자국 브랜드 외에는 가전제품이 맥을 못 추는 보수적인 시장"이라며 "다만 최근 일본 기업들이 사라지고 있어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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