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3세 경영 신호탄] 한화생명, '새 시대' 열까…현대해상·교보생명도 '잰걸음'

  • 한화그룹 승계 마무리…김동원 사장 행보에 금융권 이목 집중

  • 정경선 전무·신중하 상무 등 '오너 3세', 요직 맡으며 승승장구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왼쪽부터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사진각 사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왼쪽부터),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사진=각 사]
주요 보험사가 오너 3세를 중심으로 새 진용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 경영 승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한화생명이 보험업계 중 가장 먼저 ‘3세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3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세 아들에게 자신의 ㈜한화 지분 11.32%를 나눠 증여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 절차는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을 포함한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에 대한 김 사장의 영향력도 더욱 강화됐다.

김 회장은 지분 증여 이전에도 차남인 김 사장에게 금융 계열사를 맡겼다. 김 사장은 2015년 한화생명에 입사한 뒤  10년째 경영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데 이어 11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등을 진두지휘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지분 증여 이후 첫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 사장이 각자대표 등 요직에 오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 사장이 중책을 맡은 뒤 주총을 거쳐 이사회에 진입하면 주요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등 경영권을 보다 강하게 틀어쥘 수 있다.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는 통상 8월 말 단행되며 재계에서 비교적 이른 편이다.

김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보험사 3세 경영인으로 꼽히는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와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전무는 작년 초 최고지속경영책임자(CSO)로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그는 입사 후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SK그룹과 교류를 확대했다. 또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소비자 경험 혁신, 새로운 사업영역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신 상무는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약 10년에 걸쳐 역량을 입증하면서 작년 말 임원까지 승진했다. 그는 교보생명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5개 자회사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곳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임원 승진 이후 그룹경영전략담당과 AI·고객의소리(VOC)데이터담당을 겸하면서 AI를 중심으로 미래 전략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에서 3세 오너가 승계 절차를 밟고, 경영 일선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은 무엇보다 경영 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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