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자를 생각 중이라며 올 가을쯤 후보자 인터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파월 의장의 교체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후임 후보자 면접 일정과 관련해 "가을쯤" 면접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의장은 4년 임기지만 수차례 연임을 가능할 것을 감안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월 의장의 교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이다.
또한 베선트 장관은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존중을 언급하면서, 이를 “보존해야 할 보석 상자”라고 표현했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향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두 사람의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파월 당시 연준 이사를 의장으로 지명했지만, 이후 금리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관계가 틀어졌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요구했지만, 파월 의장은 같은 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상하며 이를 거절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지도부 교체를 시사하는 등 파월과의 갈등을 지속해 왔고, 작년 대선 전에는 자신이 재집권하면 파월 의장을 해고하겠다고 하는 등 으름장을 놓았다. 2018년 연준의장에 임명된 파월 의장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연임안이 승인된 가운데 현재 2번째 임기를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관세 정책을 활용해 글로벌 무역전쟁에 돌입하고 나선 가운데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점"이라며 "그는 항상 늦지만, 이제 그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롬, 금리를 인하하라. 그리고 정치는 그만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유가는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가며 식품 가격이 내려간다"며 "느리게 움직이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 역시 지난 5일 "우리는 정치적 과정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도록 노력한다"며 "정치적 사이클과 같은 것은 보지 않으며, 사람들이 연준에 기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임기를 지킬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임기를 온전히 마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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