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과 서울시와의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한남뉴타운 재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3구역부터 최근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1구역까지 재개발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한남뉴타운 정비 청사진이 완성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5일 제4차 도시재생정비위원회를 열고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재정비촉진계획 재심의안’을 수정가결 처리했다. 한남 3구역은 31개 학급 규모 학교(초등학교·병설유치원)을 갖춘 4950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이 심의를 통과하면서 서울시와 한남3구역 조합 간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시는 당초 학교용지를 공공용지로 용도 변경하고 직접 관리하려고 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딪쳐 한 달여만에 철회했다. 이후에도 현행법상 임대주택 의무 비율인 '15%' 보다 임대주택 수를 더 공급하는 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결국 학교용지와 식당 건물, 공원 등 기부채납이 늘면서 임대주택은 1020가구로 정해졌다.
1만 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한남뉴타운의 나머지 구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남5구역은 '평당 3억'을 내걸면서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남뉴타운 중에서 한강과 가장 많이 접해있다. 조합은 조합원 1500여명 전원 '한강 뷰' 아파트 배정을 확신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인접한 래미안 원베일리가 최근 평당 2억이 넘었는데 우리가 입주할 즈음에는 구축이 될거고 충분히 더 비싼 아파트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남5구역 시공사에 DL이앤씨가 단독입찰하며 막바지 선정 작업에 접어들었다. 오는 5월 31일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과 함께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대출에 대한 승인을 의결한다.
한남 4구역은 지난달 31일 사업시행인가 계획서를 제출해 내년 1월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 분양 비율이 가장 높아 사업성이 기대되는 구역이다. 이르면 2032년 입주가 목표다. 4구역도 한강과 인접한 입지를 갖췄다. 조합원 1151명 모두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시공사 삼성물산이 설계를 마쳤다.
한남뉴타운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1구역은 지난 2월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1구역은 상가 지역이 많아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고, 신통기획 지정에 수 차례 실패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외교부의 동의를 받아야하는 국공유지 처분도 관건이다. 이에 상가를 제외해 부지 면적을 줄이고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려 후보지 선정에 성공해 재개발 대열에 합류할 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한남2구역은 시공사 교체를 놓고 내홍을 겪으면서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대우건설이 수주 당시 최고 21층 아파트를 짓겠다며 내세운 '118 프로젝트'가 시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한남 2구역 조합은 오는 27일 총회를 열어 대우건설 재신임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시공사가 교체될 경우 비용 증가와 함께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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