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진 출국하는 ‘선한’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재입국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불법 이민자에 대해 강경한 추방 정책을 고수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돈과 비행기 표도 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선한 그들(불법 이민자)이 다시 (미국에) 오는 것을 원한다면 우리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다시 데려오겠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행정부가 살인범들을 추방하면서 이외 불법 입국자들에게는 자진 추방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농업과 서비스업은 불법 이민자가 제공하는 저임금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전부 추방하면 물가 상승과 노동력 부족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는 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동력이 부족할 경우 일부 불법 이민자의 합법적인 재입국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이나 세부 내용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한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은 불법 이민자들을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행정 오류로 부당하게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이민자를 송환해야 한다”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이라며 극찬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등 남미 갱단 조직원 의혹을 받는 불법 이주민 수백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엘살바도르는 미국으로부터 600만 달러(약 85억원)을 받고 이들을 악명 높은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에 수용했다.
이에 대해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추방된 이민자들은 2019년 법원 2곳에서 갱단 멤버이고 불법 체류 중”이라며 “송환 여부는 엘살바도르에 달렸다”고 주장하며 불법 이주민 추방을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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