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격화에…트럼프 행정부, 美 증시서 中 기업 퇴출 카드 만지작

  • 中 기업 286개 美 증시 상장...시가총액 1조 달러 달해

미국 성조기와 중국 호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국 주식을 상장 폐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16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들이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앞서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난 9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폐지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에 대해 “이 아이디어가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루어질 경우 두 나라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에 따르면 지난 3월 7일 기준 중국 기업 286개가 미국에 상장됐으며 이들 기업의 총시가총액은 1조1000억 달러(약 156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20곳 기업은 시가총액이 10억 달러 이상이며 미국에서만 거래되고 있어 상장 폐지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고 HSBC는 짚었다. 대표적 기업들로는 테무의 모회사인 PDD 홀딩스(핀둬둬)와 트럭공유업체풀트럭(만방풀), 전자상거래 업체 VIP숍(웨이핀후이) 등이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1년에도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퇴출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모바일 중국 3대 이동통신사가 중국군과의 연계 의혹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퇴출당했다. 금융 리서치업체 페리스코프 애널리틱스의 브라이언 프라이타스 애널리스트는 당시 상장 폐지된 중국 기업의 수는 “전체 발행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면서도 “상장 폐지에 대한 선례가 있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이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를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미 의회는 2020년 미국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HFCAA)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회계 당국의 감사에 2년 연속 제대로 응하지 않는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행정명령을 내리는 방법도 함께 거론된다. 

한편 미국의 대중국 145% 관세 폭탄에 중국도 125% 보복 관세와 자원 무기화 등으로 맞서면서 미·중 관세전쟁은 격화일로를 걷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맞대응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인공지능(AI) 칩 'H20'으로 확대했고, 중국은 자국 항공사들에게 보잉 항공기의 추가 인수를 중단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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