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 한강이 신간 산문집 ‘빛과 실’로 독자들과 만난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은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빛과 실’의 출간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온라인 서점은 오는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빛과 실’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산문집은 한강이 올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소설 ‘겨울 3부작’과는 별개다. 총 172쪽 분량의 신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포함해 공개되지 않았던 시와 산문, 정원 일기가 담긴다.
이번 신간은 문학과지성사의 산문집 시리즈 ‘문지 에크리’의 아홉 번째 책이다. ‘에크리’는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 혹은 ‘쓰다’라는 뜻으로,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최대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펼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된 시리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만 접해 속내를 알기 힘들었던 (한강) 작가를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강은 2007년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비채)와 2009년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열림원) 등의 산문집을 선보인 바 있으나,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다. ‘빛과 실’은 구매가 가능한 한강의 유일 산문집이 될 예정이다.
출판계는 ‘빛과 실’의 출간을 계기로 이른바 ‘한강 효과’가 다시금 살아날지 주목하고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후 지난해 소설, 시 등 문학 전반이 주목받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다만,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판 출간과 관련해 일부 외신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는 간담회나 공식 행사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는 차기작 ‘겨울 3부작’의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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