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차세대 연구로 사업(NextGen MURR 프로젝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열출력 20메가와트(㎿)급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위한 국제 경쟁입찰이다. 계약 내용은 건설 부지 여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에 필요한 기초 정보를 분석하는 초기설계 단계다.
국내 기술진이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 설계를 수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959년 한국이 미국에서 첫 연구로를 도입한 이후 66년 만이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후, 약 9개월간의 협상 과정을 거쳐 이번 계약을 확정했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주요 기술로 작용했다. 해당 기술은 우라늄 밀도가 높아 연구로 성능이 향상되며, 핵확산 저항성이 높다.
연구로 수출 경험과 민간기업의 사업 역량도 수주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 하나로 원자로 자력 설계 및 건설(1995년), 요르단 연구로 설계·건설(2017년), 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 디지털 시스템 구축, 네덜란드 냉중성자원 설치(OYSTER 사업) 등 연구로 관련 해외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연구로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한다. 연구로 수출 전략성 강화, 민관협력 기반 조성, 국제 협력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등이 주요 추진 과제다.
전 세계 54개국에서 227기의 연구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 이상은 운전 40년이 지난 노후 설비다. 향후 20년 동안 약 50기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성과를 연구로 수출 확대의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연구로 핵연료 기술과 설계 역량이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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