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는 ‘프로의식’을 바탕으로 돌아간다. 거대한 구조도 결국 사람 하나하나의 태도, 책임감, 자율성으로 버티고 있다. 프로의식이란 중요하다. 프로의식이 없는 ‘요리사’,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인해 ‘배탈이 난 손님과 울고 있는 아이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사모펀드는 돈을 버는 프로다.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손꼽히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다수의 대형 인수합병 거래를 주도해 왔다. MBK는 그간 정말 프로다웠지만 ‘프로의식’은 없었다.
사모펀드의 본질은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지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그들은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기보다, 협력업체들에 부담을 전가하는 ‘회생 카드’를 먼저 꺼냈다. 이런 상황 속 현재 채권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에 직면해 있으며 홈플러스와 거래하던 협력업체들 역시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각계각층에서 피해자가 양성됐다.
문제는 MBK가 이런 상황을 책임지겠다는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2조원이 넘는 것이 현실인데 지난주 김병주 MBK 회장이 지급보증을 선 규모는 겨우 600억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또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약속은 사실상 거짓말, 남의 뼈를 깎는 방식”이라며 이번 사건 해결책 부재에 대한 지적과 함께 엄정 조사 방침도 밝혔다.
사모펀드는 그 특성상 일반 공모펀드보다 훨씬 많은 자유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시장이 그 자유가 허용되는 만큼 책임도 자율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규제로 다스려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사모펀드 관련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 등을 조사 중이다.
프로의식은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도 포함하는 말이다. 자기 판단의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진짜 프로를 만든다. MBK의 프로의식이 있는 해결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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