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중국 관련 국방부 브리핑을 직접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 CEO가 중국과 사업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만큼 그의 영향력이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 CEO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중국과의 전쟁계획에 대해 보고받으려다 취소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에 대한 국방부의 전쟁 계획 브리핑 일정과 관련해 “머스크 CEO가 거기서 도대체 뭘 하는 것이냐”며 “그가 가지 못하게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당시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인 이른바 ‘O플랜’에 대해 보고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 전날 관련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는 브리핑 계획 자체가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다.
머스크 CEO는 예정대로 국방부를 찾았으나 중국 전쟁 계획 관련 브리핑은 받지 않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를 매우 좋아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며 “머스크 CEO는 중국에서 많은 사업을 하고 있고 그곳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브리핑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을 포함해 중국 내 대규모 생산·판매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구조적 이해관계로 머스크 CEO는 미국 내 일부 보수 진영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친중적 인물’로 간주되기도 한다.
머스크 CEO는 과거 공식 석상에서 대만·중국의 관계를 하와이·미국에 빗대거나 “중국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런 맥락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머스크 CEO가 국방부를 방문했던 지난달 21일 “여러분은 중국과의 잠재적인 전쟁(문제)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는 그것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길 원치 않으며 특히 우리를 매우 많이 도와주는 사업가(머스크 CEO)에는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CEO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아마 그 점에 대해 민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 여파로 테슬라의 ‘사이버캡’과 ‘세미’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 운송 계획이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날 보도했다.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개발 중인 2인승 완전 자율주행 전기택시용 차량으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세미는 2022년 출시된 테슬라의 대형 전기 트럭이다.
머스크 CEO는 두 모델이 테슬라의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는 주요 혁신 제품이라고 강조해 왔다.
공급망 차질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4.9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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