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첫 관세 협상을 마친 일본은 미국 측과 조기 합의에 의견 일치를 보고 이달 내에 다음 협의를 열기로 하면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면담 참석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들은 미국의 ‘초조함’이 드러났다는 해석과 함께 ‘게임의 룰’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첫 장관급 협의에서 일본 측은 관세 인하와 철폐를 요구했고, 미국 측은 방위비 부담 확대 등 안전보장 관련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미·일 관세 협상 직후 일본 측 관세 협상 수석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으로부터 결과를 보고 받고 “앞으로도 쉬운 협의가 되진 않겠지만 다음으로 이어지는 협의가 됐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아카자와 장관으로부터 ‘상당히 시간을 들여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아침 소셜미디어를 통해 갑자기 참석을 표명하면서 이루어진 면담은 약 50분간 진행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면담만 하고 양측 관세 담당 장관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관급 회담은 약 75분간 이어졌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협의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일본 대표단을 만난 사실을 SNS에 알리며 “큰 진전(big progress)이 있었다”고 썼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일본 대표단과의 만남 등 ‘깜짝 연출’을 한 데 대해 일본 측이 한 때 충격을 받기도 했다면서 배경에는 미국 측의 ‘초조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일 장관급 협상에 갑작스레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하는 것을 ‘난입’으로 표현한 닛케이는 “(이러한) 이례적인 조치는 조기 성과를 원하는 미국 정부 측의 초조함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경제에서 미국이 처한 상황과 관세 조치에 대해 솔직히 언급하며 ‘일본과의 협의가 최우선 과제다’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 정부가 9일 상호 관세를 발동하자 경기 침체를 우려한 미국 금융 시장은 주식·통화·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에 빠졌으며, 이후 90일간 유예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불신은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도 아사히신문은 첫 상대인 일본과의 협상 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섬으로써 “의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다는 ‘게임의 규칙’을 각국에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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