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원화, 펀더멘털보다 절하…美관세·정치 불확실성 때문"

  • 이창용 한은 총재 4월 금통위 기자간담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최근 원화는 경제 펀더멘털보다 더 절하된 상태"라며 "환율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감소·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국내 정치 상황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원화의 수준을 경제 모델로 볼 경우 펀더멘털보다 조금 더 절하돼 있다"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되면 (환율 수준이) 추가 하락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30원씩 급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미국 상호관세 발표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탄핵심판 선고는 미뤄지면서 지난달 말에는 1470원 안팎까지 올랐고, 이달 9일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인 1484.1원(오후 3시 30분 기준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은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410원대에서 거래를 출발했지만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 총재는 "지금은 환율 변동성이 굉장히 심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환율 변동성에는 먼저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부와 미국의 통화정책의 방향, 우리나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될지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공급망 변화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 환율 흐름을 보면 단순히 달러 움직임만이 아니라 미·중 간 전선이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양상이 있어 변동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거주자 해외 증권투자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외환 수급 부담이 남아 있고,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높은 상황"이라며 "환율이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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