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국가' 우려 넘었다…韓, 美에 연구용 원자로 기술 첫 수출

  • 17일 과기정통부, 컨소시엄 142억원 규모 미주리대 연구로 사업 초기설계 계약 관련 기자간담회

  • 이창윤 1차관 "한미 연구 협력 계속 있을 예정"…"민감국가 우려 없어"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미주리대학교 차세대연구로 설계 수출 관련 기자간담회 에 참석해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왼쪽부터 정택렬 공공융합연구정책관 이창윤 제1차관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미주리대학교 차세대연구로 설계 수출 관련 기자간담회' 에 참석해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왼쪽부터 정택렬 공공융합연구정책관, 이창윤 제1차관,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 컨소시엄이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 설계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연구용 원자로 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17일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미주리대학교의 차세대 연구로 사업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감국가 지정 여부와 관계 없이 한미 간 과학기술 협력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수출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열출력 20메가와트(㎿)급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위한 국제 경쟁입찰이다. 건설 부지 여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에 필요한 기초 정보를 분석하는 초기설계 단계다.

국내 기술진이 미국에 연구로 설계를 수출한 것은 처음이다. 1959년 한국이 미국에서 첫 연구로를 도입한 이후 66년 만의 성과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최종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약 9개월간 협상 끝에 계약을 확정했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해당 기술은 우라늄 밀도가 높아 연구 성능이 우수하며, 핵확산 저항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임인철 원자력연 부원장은 화상 브리핑에서 “초기설계 계약 규모는 약 1000만달러(약 142억원)이며, 향후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로 단계가 진척되면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8~10년간 10억달러(약 1조4204억원)로 추산된다.

임 부원장은 “컨소시엄 간 유기적 협력, 고밀도 우라늄 핵연료 기술, 정부 지원 등이 성공 요인이었다”며 “다음 단계도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우리가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소시엄은 개념설계 단계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지정된 상태다.

건설까지 한국 컨소시엄이 맡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승원 현대엔지니어링 상무는 “초기에는 설계 참여 기업은 건설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핵심 기술 확보와 기술력 향상을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며 “향후 2단계에서 공사비 산정 등이 이뤄질 예정이며, 그때 건설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미국 시장에서의 기술 수출은 순수 과학기술 성과를 넘어 한미 기술동맹 및 산업협력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세계 연구로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청신호”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로 교체 수요도 늘고 있다. 이 차관은 “현재 운영 중인 전 세계 200여 개 연구로 중 약 70%가 40년 이상 된 노후 설비”라며 “방사선 동위원소 생산 수요 증가 등으로 신규 연구로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20년간 약 50기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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