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中 반도체 규제 강화...美기업들도 된서리

  • 엔비디아·AMD·인텔 매출 타격 전망

  • 네덜란드 ASML도 "관세로 불확실성↑"

  • 美, 딥시크 때리기도 본격화...'칩 공급' 엔비디아도 겨냥

엔비디아 로고사진EPA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압박 카드로 반도체 규제 강화를 꺼내 들었다.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딥시크 때리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딥시크에 반도체를 공급한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의 ‘H20’과 AMD의 ‘MI308’을 비롯해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인공지능(AI) 칩의 대중(對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 및 경제 안보 보호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면서 수출통제 강화가 안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도 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자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 역시 딥시크 제재에 시동을 걸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딥시크 조사 보고서에서 딥시크가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그러면서 “(딥시크 AI 모델은) 단순한 AI 챗봇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으로 데이터를 빼돌리고 사용자 보안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중국 법률에 따라 은밀히 정보를 검열·조작하는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딥시크의 미국 기술 구매를 막기 위한 징벌 조치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도 굴하지 않고 희토류 수출통제 등으로 맞대응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한 모습이다. 앞으로 규제가 완화되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이노시타 토모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엔비디아에 대한 미 정부의 규제 강화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중국의 기술 부문 부상에 대한 우려에 따른 정책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구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 조치들로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H20 칩은 엔비디아가 미 정부 규제를 준수하면서 중국에 수출할 수 있었던 유일한 AI 칩으로 엔비디아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해왔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1분기에 55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AMD도 최대 8억 달러의 손실이 있을 전망이다. AMD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62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24%에 달한다. 이밖에 인텔의 가우디 시리즈 AI 칩도 이번 수출통제 기준에 해당된다. 인텔은 지난주 고객사에 가우디 시리즈 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정부 허가가 필요하다고 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업체 네덜란드 ASML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1분기 주문량이 예상보다 10억 유로(약 1조6000억원)가량 적었다면서 “관세가 업계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긴장하고 있는 건 엔비디아다. 미 의회가 딥시크와 함께 엔비디아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미 의회는 딥시크 조사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에 딥시크가 자사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사용했을 수 있는 칩에 대한 판매 정보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어 딥시크가 “수만개의 칩”으로 구동되며 이 칩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미국의 수출통제를 우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딥시크가 H20 칩을 추가로 주문한 것을 포함해 최소 6만개의 엔비디아 칩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별도로 미 의회는 엔비디아에 2020년 이후 AI 칩 499개 이상을 구매한 11개 아시아 국가 고객사에 대한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30일까지 이를 제출해야 한다. 엔비디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