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의대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단의 건의를 받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로 확정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조정 방향' 브리핑에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양오봉·이해우 공동회장과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이종태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대생들이 3월 내 전원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의대생 전원은 사실상 지난달 말에서 이번 달 초 사이 등록·복학 신청을 완료했다.
다만 일부 의대에선 학생들이 '등록 후 투쟁' 방침을 밝히며 수업 거부에 나섰다. 이에 실질 복귀율은 40개 의대 전체 학년 평균 25.9%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에 대해 예과는 22%, 본과는 29% 수준이라고 밝혔다. 해당 통계는 유급 대상자를 포함, 재학생 1만9760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학년별 수업 참여율은 본과 4학년이 35.7%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의대 40%, 지방대 22% 정도다. 참여율 50%가 넘는 의대는 4곳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현재 의대생 수업 참여가 당초 의총협과 의대협회가 3월에 제시한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의총협은 1년 이상 지속된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대교육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수업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2026학년도에 한해 각 대학이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입학정원으로 확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총협 일각에서는 "전원 복귀가 지켜지지 않았으니 3058명은 안 된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전날 열린 긴급회의에서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3058명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부총리는 "대학의 교육을 책임지는 의총협과 의대협회의 건의를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과 학장님들의 의사를 존중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모집인원 조정을 통해 2026학년도 대학 입시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고 대학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의대교육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의대 모집인원 조정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도 나선다.
이 부총리는 "오늘 발표로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에 관한 사회적 논란을 매듭짓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의대 교육의 정상화 실현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의료개혁에 힘을 모아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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