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해진공, HMM 지분 70% 넘었다...차기 정부 민영화 고민 더 커져

  • 산은·해진공 지분가치 12조 넘어…민영화 '빨간불'

  • 산은, HMM지분 확대로 건전성 지표 '뚝'

  • 해진공·HMM, 재매각 및 벨류업 시점 고심 커져

A cargo ship engraved with HMMs logo docked Courtesy of HMM
[사진=HMM]
HMM의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17일 HMM에 대한 전환사채(CB) 전환권을 행사했다. 이로써 정부의 HMM 보유 지분율은 기존 67.05%에서 71.68%로 확대됐다. 정부 지분 확대로 민간 투자자 인수 부담이 커지며 HMM 민영화 작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HMM 공시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이 HMM의 7200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했다. 해당 CB는 지난 2020년 4월 발행한 30년 만기 영구채로 산은과 해진공이 각각 절반(3600억원)씩 인수했다.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은 67.06%에서 71.69%(산업은행 36.02%, 해양진흥공사 35.67%)까지 높아진다. 두 기관의 지분 가치는 HMM 시가 총액으로 계산하면 12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지분확대가 HMM 민영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평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 지분이 확대되면 지분가치도 덩달아 뛰며 사실상 대기업이 아니면 HMM 인수에 나설 수 없게된다.

산업은행도 HMM 지분가치 상승으로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다. HMM 지분이 늘어날수록 건전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 관리가 어려워져서다. 산업은행의 전체 자본금 중 HMM 비중은 ‘위험자산’에 속한다.

시장에선 이번 주식 전환권 행사로 산은 BIS 자기자본비율이 0.1~0.2%포인트 하락해 산은의 자금 공급 여력이 최대 5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산은 건전성이 악화돼 자금 공급 여력이 줄어 국내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까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HMM 새주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해진공 역시 민영화 시점과 인수 대상에 대한 고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더욱이 정부 지분이 과반 이상인 기업에 대해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매각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1년 내 2조5000억원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한다고 예고한 HMM의 벨류업 정책도 '빨간불'이 커졌다.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몸값을 낮추기 위해 밸류업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기업 가치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탓에 주주환원 방식과 시기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하반기에나 HMM 민영화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MM 민영화가 늦어지며, 산은과 해진공은 물론 HMM까지 본연의 업무와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HMM의 경우 가뜩이나 미·중 무역갈등으로 해상 운임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더딘 민영화 작업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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