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익사이팅 서울 22] 운현궁의 은밀한 공간 '복도각'을 만나다

  • 흥선대원군의 사저‧정치 활동 근거지

  • 지난해 국내외 방문객 '43만명' 찾아

  • 매주 금요일 야간 체험프로그램 풍성

지난 16일 한 외국인 부부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운현궁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지난 16일 한 외국인 부부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운현궁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서울 종로 안국역과 낙원상가 사이 조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숨어 있다. 사적 257호 운현궁이 바로 그곳이다.

운현궁은 조선 26대 왕 고종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정치 활동 근거지로 꼽힌다. 단순한 고택이 아닌 조선 말 격동의 정치를 품은 왕실의 공간이자 생활의 터전인 셈이다.

운현궁은 1991년 서울시에 양도된 이후 복원 작업을 거쳐 1996년 개방됐다. 현재는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월요일이 공휴일이면 정상 개장) 누구나 무료로 운현궁을 둘러볼 수 있다. 지난 16일에도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들른 국내외 방문객, 가이드와 함께 온 소규모 단체 관광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운현궁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은 지난해에만 43만명에 달했다.

운현궁을 찾는 이들은 주된 건물인 노안당과 노락당, 이로당을 중심으로 산책을 즐긴다. 고종이 왕위에 오른 이듬해인 1864년 지어진 노안당은 흥선대원군이 정무를 보던 공간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같은 해 세워진 노락당은 고종과 명성황후가 가례(혼례)를 치른 공간으로 현재까지도 이곳에서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 재현행사가 열려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로당은 대원군 부인 민씨가 거처했던 안채이며 왕실 생활공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남아 있다.

 

운현궁 이안당에서 노락당으로 이어지는 복도각의 모습 사진안수교 기자
운현궁 이로당에서 노락당으로 이어지는 복도각. [사진=안수교 기자]


그러나 운현궁 핵심은 비밀의 공간인 ‘복도각’이라고 할 수 있다. 복도각은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지붕 덮인 통로로 과거 건축물 중에서도 그 형태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중 운현궁은 노안당과 노락당, 이로당 같은 개별 건물을 복도각으로 이은 대표적 건물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복도각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고 복도각으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 역시 건물 내부에 숨어 있다. 숨은 문을 통해 복도각에 들어서면 신비롭고 은밀한 느낌을 자아낸다. 흥선대원군이 정치 실권을 쥐었던 시기 자객과 같은 외부 위협을 피하기 위해 복도각을 활용했을 거란 해석이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이 복도각은 평소 방문객에게 개방되지 않으며 올해 하반기 예정된 ‘뜰안의 역사콘서트’ 프로그램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서울시는 ’문화로 야금야금’ 사업 일환으로 매주 금요일 운현궁 운영시간을 저녁 9시까지 연장하고 알찬 야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달 18일 노안당, 노락당, 이로당에서 각양각색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흥선대원군의 초대-운현유람기’를 시작으로 6월 13일에는 ‘운현궁의 석빙고와 여름’을 테마로 행사를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10월과 11월에 각 1회씩 계절별로 운현궁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