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부진'에 흔들리는 호텔신라…신용등급 하락에 공매도도 부담

  • 증권가 "면세사업 부진 속 밸류업 추진 필요"

사진호텔신라
[사진=호텔신라]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주식을 상장한 호텔신라가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면세사업이 장기간 불황에 빠지면서 주력 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 하락과 공매도 압력까지 겹쳤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전 거래일 대비 0.91%(350원) 내린 3만8150원에 장 마감했다. 지난 2023년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한다는 소식에 9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반토막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호텔신라 주가가 2015년 7월 기준 14만원 선에서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장기 투자자일수록 손해가 큰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6일 호텔신라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6개월 이내로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이 현행 AA-에서 A+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어려워져 신용등급이 또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호텔신라의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된 이유로는 면세부문 실적 저하와 높은 차입부담이 꼽혔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면세부문에서만 75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영업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부문은 중국 단체관광객의 방한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호텔신라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2546억원으로,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장기간 이어진 면세사업의 부진과 높은 차입 부담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공매도 압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1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잔고금액 비율이 2.04%로 집계돼 비중이 높은 종목 중 다섯 번째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면세점 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호텔신라의 빠른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와 성장성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과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요구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12개월 선행(Forward) 기준 주가수익률(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44.6배, 1.2배로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전향적인 주주환원 확대 의지 표명과 함께 적극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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