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통상쇼크에 부산 제조업 '흔들'...매출·투자 목표 줄하향

  • 수출보다 내수 타격 더 커...1차금속 '붕괴', 기업 절반 "매출 목표 하향 조정"

2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사진부산상공회의소
2/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사진=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제조업이 ‘고물가·고환율·고관세’라는 삼중고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7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68로, 기준선 100을 한참 밑도는 ‘심각한 경기 악화’ 국면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1분기(66)보다 소폭 오르긴 했지만, 반등의 기미라기보다는 일시적 정체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기반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미국이 3월부터 시행한 철강·알루미늄 25% 고율관세를 포함해, 캐나다·멕시코산 전면관세 부과와 중국산 수입품 추가관세 등 대외 리스크가 동시에 터져나오면서 부산의 전방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 제조업의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면 ‘극단적 양극화’가 뚜렷하다. 의복·모피 업종은 계절 수요와 재고조정 효과로 BSI 120을 기록하며 기준선을 넘었지만, 1차금속은 37에 그쳐 최저점을 찍었다. 전기·전자(79), 자동차·부품(62), 조선·기자재(68) 등 지역 주력 업종 대부분은 70을 밑도는 회복 부진 전망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46.8%는 올해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고 응답했다. 투자계획을 줄이겠다는 기업도 과반(51.2%)을 넘어섰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내수침체(33.0%),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19.5%), 고환율(17.3%), 트럼프발 관세정책(15.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부산 제조업 특성상,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충격은 빠르고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의 30.2%가 미국의 관세정책에 직간접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이 중 절반 가까운 47.4%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그러나 응답 기업의 81.6%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한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정책 모니터링에만 머무르거나 대응계획이 아예 없다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일부는 원가 절감이나 현지 생산, 수출 시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국내외 여건 악화로 지역 기업들이 고립된 상황에서, 예고 없이 터지는 통상 리스크에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며 “정부는 적극적인 통상외교를 통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고, 기업금융 확대 등 생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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