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MONEY! 부동산] 관세 충격에 한은 결국 '금리 동결'...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금리 인하' 최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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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불거졌지만,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조기 대선 정국이 이어지는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졌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7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1월, 올해 2월 세 차례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인하를 멈춘 것으로 그간 경기부진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린 만큼 한 차례 동결 후 추가 인하 여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됐던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면서 불확실성이 일정 정도 해소됐으나, 6월 조기대선을 앞두고 있고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인한 대출 규제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동산 시장 관망세를 전망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0조950억원으로 전달 대비 2조543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 시점까지 미뤄지며 부동산 시장 관망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대선이 예정된 가운데 차기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정책의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의 불안정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대학원 주임교수는 "급격히 늘어났던 3월 주택 거래량에 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4월 주택 거래량은 많이 줄어드는 등 이미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도 그대로 동결된 만큼 수요자들은 확실한 시그널(신호)이 잡히기 전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시장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2월 토허구역 해제 이후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가격 부담도 커진 데다 금리 인하 시점도 미뤄지면서 수요자들이 움직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차기 정권이 들어서고 정책의 안정성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시장 전반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금리 동결로 당분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향후 펼쳐질 조기 대선과 금리 인하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정치 혼란 장기화, 산불, 미국발 관세전쟁 등이 겹치면서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어 시장에서는 5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준석 교수는 "경제 상황을 볼 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도 움직일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와 오는 7월 예정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적용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변동이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 규제는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커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출 규제 영향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활성화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남 인근 지역은 풍선효과에 따라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어 매수에 신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향후 대출 규제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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