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자동차 운반선 입항 수수료에…현대차그룹 美 현지화 전략 빨라지나

  • 현대글로비스 등 해운사, 10월부터 시행되는 입항 수수료 따른 비용 부담 예상

  • 잇따른 트럼프발 리스크 줄이기 위해 현대차 미국 현지 확대 전략 지속될듯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센추리호의 모습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센추리'호의 모습. [사진=현대글로비스]
미국이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현지화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운반선의 대부분은 한국과 일본·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데, 이들 모두 미국 입항 수수료 부과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운반선을 활용해 미국으로 현대차·기아 등의 자동차를 운반하는 현대글로비스 등의 해운사들이 타격을 받게 됐다. 해운사들이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주 대상 운임을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변수를 감안해 미국 생산 확대 전략에 더욱 불을 댕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사,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180일 뒤인 오는 10월 14일부터 적용된다. 이 중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1CEU당 150달러의 입항료를 부과한다. 1CEU는 소형차 한 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를 일컫는다.

이번 조치로 자동차 운반선으로 자동차를 운송하는 해운사들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운반선의 대부분이 미국 외 조선소에서 건조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조선소들이 적극적으로 자동차 운반선 수주에 나서고 있다. 국내 해운사 중 유일하게 자동차 운반선을 운용하는 현대글로비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서 만든 자동차 운반선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PCTC(완성차해상운송) 매출 4조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다. 특히 2020년과 비교하면 2배 넘는 매출 성장세를 나타나며 새로운 효자 사업부문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다만 최근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한 데다가, 자동차 운반선에 대한 입항 수수료까지 겹치면서 해당 사업 부문에서의 주된 매출 감소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USTR은 해운사가 미국산 선박을 주문해 인도받는 경우, 미국산 선박보다 규모가 작거나 같은 외국산 선박에 대해 최대 3년간 수수료를 유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다만 미국 현지 조선소에 자동차 운반선 생산 능력이 극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당장의 대응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현대차그룹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미국 현지화 확대 전략에 더욱 불을 댕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미국으로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와 함께 입항 수수료라는 변수까지 나오면서다. 해운사들이 입항 수수료 부담을 의식해 전반적인 운임을 인상하는 등의 변수가 나타난다면 완성차 업체 등 화주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 물량만 101만5005대에 이르는데, 체코와 인도 등에서의 일부 수출 물량까지 감안하면 자동차 운반선을 통해 미국으로 실린 차량은 더욱 늘어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 유코카캐리어를 통해 완성차 해외 운송에 나서고 있다. 양사 간 운송 비중은 5대5 수준으로 알려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와 관련해 고객사인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면서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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