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순이익을 경신하는 동안 여신전문 자회사들의 실적은 하락 흐름을 면치 못하면서 지주 내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카드사 순이익이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을 고려하면 캐피털과 커머셜 부문의 이익이 가파르게 감소한 결과다. 업계는 캐피털사들의 과거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 부실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지주 10곳의 여전사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00억원(-9.3%) 감소했다. 202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00억원(-9.1%)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금융지주 자회사 중 이익이 감소한 곳은 여전업계가 유일하다.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금융지주에서 여전사의 기여도 역시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2023년 여전사의 금융지주 이익 기여도는 11%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9.4%까지 밀렸다.
대형 금융지주의 여전사 순이익 감소는 더 눈에 띄었다.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3040억원) 대비 61.5% 줄어든 116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의 순이익도 2023년 2094억원에서 2024년 1163억원으로 44.5% 감소했다.
이 같은 여전사들의 실적 부진은 부동산 PF 부실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5대 캐피털사인 신한캐피탈의 부실채권은 2686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06.1% 급증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앞선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 투자의 성과가 좋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높은 조달금리와 연체율 상승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해도 부동산 시장과 내수 침체가 전망되는 만큼 한동안 보릿고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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