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약 대결을 펼쳤다. 사회·경제·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를 막겠다는 다짐만은 서로 같았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1차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를 개최하고 조별 토론을 앞두고 각 후보의 비전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문수·나경원·안철수·양향자·유정복·이철우·한동훈·홍준표 등 대선 경선 후보 8명은 30초 분량의 홍보영상과 함께 '대한민국의 도약과 미래 비전'을 주제로 10분가량 연설을 했다.
붉은 니트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선 유 후보는 "이번 선거는 가짜와 진짜를 가리는 진실게임 찾기 게임"이라며 자신을 '유니콘 정치인'으로 규정했다. 이어 이 후보를 두고는 "사실상 많은 부분 의혹뿐 아니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이재명 세력을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전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 해답으로 '정치중대재해법'을 제시했다. 일반 사업장에서 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주가 처벌 받지만 입법·사법부는 국민에 피해를 끼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구상에서 나온 공약이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를 "홍준표 정권과 이재명 정권의 양자택일"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의 종착역은 최빈국 베네수엘라"라며 "비양심과 패륜으로 얼룩진 나라"라고 비판했다. 특히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가 이재명 나라"라며 "원칙과 공정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슬로건으로 내건 '제7공화국 선진대국'에 대해선 "국호 빼고 다 바꾼다는 문자 그대로 '재조산하' 시대를 이루겠다"고 힘줘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4년 중임제, 선출직 부통령제 등을 도입해 정치 개혁을 이루고, 남북 핵 균형 등 단호한 안보 정책을 통해 나라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자신을 "거짓 없는 정직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부패한 정치인은 나라를 망친다"며 "저 김문수만이 이재명의 부패를 물리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후보는 "청년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집권한다면 청년 대표가 참여하는 2차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청년 세대의 비판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수도권 광역 환승 시스템 마련 △GTX 설계·설치 등 경기도지사 시절 이룬 성과를 나열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는 사람이 판결 전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국가 수치"라며 이 후보를 향해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동시에 의사·사업가·정치인 등 차별화된 경력을 내세우며 "이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인수위원회 없이 당선 다음날부터 정부를 이끌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차기 대통령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직무가 바로 시작되는 만큼 윤석열 정부 당시 인수위원장 경험을 내세운 것이다.
나 후보는 "이재명의 대한민국이 목전에 와 있다"며 "일당 독재, 일인 독재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대통령 선거는 '체제 전쟁'"이라고 표현한 그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느냐 마냐 전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후보 역시 "이번 선거는 단순히 선거가 아니고 전쟁"이라며 "이런 결정적 시기에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괴물 정권'이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선택은 한동훈"이라며 "정치가 국민을 보듬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지 않도록 소중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존재를 부각해야 하는 후보들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양 후보는 "이재명은 필요 없다. 이재명보다 트럼프"라고 주장하며 "일곱 후보들이 원하는 건 정권 연장이지만 내가 하면 '신정권 창출'"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도자 다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을 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비전 대회를 마친 국민의힘은 오는 19~20일 이틀 동안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19일 '청년미래'를 주제로 진행되는 A조 토론회에는 김문수·안철수·양향자·유정복 후보가, 20일 '사회통합'을 주제로 하는 토론회에는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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