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준 대법관이 지난 8일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을 방문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예방했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권 대법관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만나 한미 양국의 사법 현안에 관해 대화했다. 권 대법관은 2007년 김황식(77·4기) 전 대법관, 2018년 안철상(68·15기) 전 법원행정처장에 이어 미국 연방대법원장을 만난 세 번째 인물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05년 9월 상원의 인준 동의안이 가결돼 50세의 젊은 나이로 취임했다. 그는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의 재판연구원을 역임했다. 하버드 로스쿨 수석 졸업자이며 변호사와 검사, 법관을 모두 거친 엘리트형 판사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앞서 트럼프 1기 시절에도 사법부 독립성을 놓고 공개 충돌했다. 보수적 성향이지만 연방대법원 판결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측을 오가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면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대법관은 이날 로버츠 대법원장과 만나 최근 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정면 반박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자 강제추방 집행정지를 명한 보스버그 판사를 비판했다.
이에 로버츠 대법원장은 "사법부 결정에 이견이 있을 경우 항소심 절차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권 대법원장은 과거 법원 판결에 불만을 표한 이승만 당시 대통령에 대해 김병로 전 대법원장이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말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한편, 이날 권 대법관은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게 조희대 대법원장의 친서와 함께 대법원이 9월 개최하는 세종 국제 콘퍼런스에 초청 의사를 전했다.
세종 국제 콘퍼런스는 9월 22일부터 이틀간 '법치주의와 사법접근성의 제고(Advancing the Rule of Law and Enhancing Access to Justice)'를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한다. 국내외 법조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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