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와 '진보'로 대표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향년 88세.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교황청을 인용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심각한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회복해 활동을 재개한 상태였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국적을 가진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또한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한 교황이었다. 그는 시리아 출신인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14년 직접 한국을 찾았다. 1989년 한국을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교황이다. 당시 그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직접 세례를 하는 등 온정을 나눴다.
교황으로서 행보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로마 인근 소년원에서 소년원생 12명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진행했는데, 여기에는 두 명의 여성과 두 명의 무슬림이 포함됐다. 가톨릭 남성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세족식 관습을 깨뜨렸다.
가톨릭 교리에 어긋나는 동성애에 관해 "동성애자가 선한 신의로 신을 찾는다면, 누가 그를 심판할 수 있겠냐"며 옹호했다. 이를 두고 가톨릭 내 보수 세력의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여성을 임명하고, 낙태,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 등에서 진보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열린 부활절 야외 미사에 깜짝 등장해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했다. 누구보다 따뜻했던 교황의 선종에 많은 이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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