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휴전 압박…"나토 가입 배제·크림반도 포기"

  • 자포리자 원전은 미국 관할 하에 두자는 내용 담겨

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트럼프 미국 대통령-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EPA·AP·연합뉴스
왼쪽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트럼프 미국 대통령-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EPA·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종전 협상 타결을 위해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라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크라이나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내용인 반면, 러시아 쪽에는 별다른 조건을 걸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에는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을 중립지대로 지정하고 미국 관할 하에 두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가 점령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시설을 포함한 발전소를 인수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해당 인프라를 보호할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침공으로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지역인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넘기는 내용도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그간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나토 가입은 논의 대상에서 배제됐다. 러시아가 주장해 온 동부 4개 지역에 대한 귀속권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군대에서 해당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WSJ은 해당 제안이 러시아의 요구에 일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영토 포기 등 우크라이나로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번 주 런던에서 열리는 5개국 대표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런던 회담에 참여할 예정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입장이 수렴되면 러시아 측에 관련 내용이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에 제안된 아이디어에 대해 받아들이거나 거절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 가능한 선택지로 제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종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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