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과 증권업 간 시너지를 목적으로 전략적 관계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는 보험 판매 수익의 성장이 제한되며 투자 수익이 중요해진 한편 증권사는 자산 운용 규모를 키울 수 있어 상호 니즈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향후 이러한 전략적 동맹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최근 다올투자증권 지분 9.73%를 매수했다.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로, 경영권이나 경영 참여 의도가 없는 단순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로써 DB손보는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에 올랐다.
DB손보가 지분 인수에 나선 건 자산 운용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가 크다. 저출산·고령화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보험으로 판매 이익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이익은 크게 보험과 투자 부문으로 나뉘는데, 자산운용에 따른 투자 수익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DB손보는 다올투자증권과 자산운용 관련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자회사 DB증권, 손자회사 DB자산운용 등과 함께 운용 채널 다각화를 위한 방법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이처럼 보험사와 증권사 간 지분 인수 또는 시너지를 목적으로 한 인수합병(M&A) 시도는 점차 늘고 있다. 보험사뿐 아니라 증권사 역시 자산운용 규모를 확대하면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어 양측 모두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에 이어 현재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시너지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5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발표한 우리금융은 바로 다음 달 동양·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카디프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가 없으며 순이익 대부분이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온다. 카디프생명을 인수하면 한투증권은 운용 규모를 키우고, 카디프생명은 투자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험사들은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자산 운용 역량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내려가며 대부분 보험사는 킥스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다각적 측면에서 보험사가 자산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와 손을 잡으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보단 전문인력과 역량을 가진 증권사가 폭넓게 국내외 투자를 하는 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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