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에 본사를 둔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대출을 내줬던 기업의 회생 신청부터 상장폐지 리스크까지 커지며 BNK금융은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반면 iM금융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모두 털어내며 실적 반등이 전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JB금융을 시작으로 25일 BNK금융, 28일 iM금융 등 지방에 본사를 둔 3대 금융지주는 순차적으로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의 총 당기순이익은 올해 1분기 51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5344억원보다 168억원 감소한 수치다. 해당 기간 iM금융 순이익이 늘었지만 BNK금융과 JB금융 감소 폭이 더 커 전체 순이익이 줄었다.
특히 BNK금융은 1분기 대외적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월 부산에서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가 발생했는데 여기에 BNK금융 계열사의 대출금 약 2026억원이 들어갔다.
계열사들은 시공사인 삼정기업·삼정이앤시를 비롯해 시행사인 루펜티스에 PF 대출을 지원했다. 작년 말 기준 계열사별 대출금은 △부산은행 1166억원 △경남은행 95억원 △BNK캐피탈 455억원 △BNK투자증권 200억원 △BNK저축은행 110억원 등이다.
그런데 지난달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BNK금융의 대출금 회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2024회계연도 재무제표에 충당금 1061억원을 더 적립했고, 연내 담보 일부 회수 등을 고려해도 추가 충당금은 최소 100억~1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부산 지역 기업인 금양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며 BNK금융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처지다. 금양과 관련된 BNK금융 대출금은 시설자금대출 1200억원, 운전자금대출 80억원, 무역 외화대출 200억원 등 1480억원가량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1분기 추가 충당금은 약 250억원으로 추정된다.
JB금융 역시 소폭의 순이익 하락이 예견된다. 올해 1분기 추정 순이익은 1725억원으로 전년 동기(173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7억원 줄었다. 희망퇴직 비용 약 170억원을 비롯해 일시적인 추가 충당금이 늘어난 탓이다.
반면 iM금융은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계열사 iM증권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만 약 3000억원을 쌓으면서 지주 순이익도 크게 줄었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모두 해소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117억원에서 약 312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금융은 대외적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지방 경기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며 순이익의 마이너스 요인인 충당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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