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묵묵부답' 韓 시정연설에 "할 일 구별하라" vs "본인 의사 중요"

  • 추경안 국회 협력 당부·'한미 통상 협의' 설명

  • 민주 "대선 판돈으로 국익 올리려는 파렴치 시도"

  • 국힘 "비토하는 것 모순…추경 적극 협조해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 지속해서 대통령 선거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24일 국회에서 진행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한 대행의 시정연설은 애초 민생과 국익을 강조하며 국회의 협력을 당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연설은 산불 피해 복구와 소상공인 자영업자, 반도체 등 국가 성장 요소를 위한 지원과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한 대행의 출마 분수령이 언제가 될지에 대한 예측 속에서 시정연설이 끝나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불과 일주일 전 대정부 질문에는 일방적으로 불출석을 통보했으면서 오늘은 국회를 찾아 추경의 필요성을 호소했다"며 "시정연설에 앞장서며 본인이 가고 싶은 자리만 가고, 하고 싶은 일만 하는 한 대행에게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겹쳐 보인다"고 비난했다.

안귀령 대변인은 "한 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찔끔 추경으로 민생과 경제를 외면한 것도 모자라 국익마저 대선 판돈으로 올리려는 파렴치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말로는 '모니터링' 차원이라지만, 매일 같이 대선 행보를 하는 한 대행을 보면 국익을 퍼주는 호구 협상에 나선 것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직격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 대선이 40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주제넘게도 미국이 요청한 관세 협상 자리에 협상 대표단을 파견했다"며 "국가원수만 수행할 수 있는 헌법상 권한을 자기가 대통령인 양 발을 들이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한 대행을 향해 "대통령과 권한대행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하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비난을 방어하며 한 대행의 침묵과 이어질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는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한 대행의 추경안 시정연설을 비판한 것을 두고 "동조는 하지 못할망정 비판하거나 침묵 시위 등을 통해 비토하는 것 자체가 모순되는 행위"라며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으로서 책임 의식이 있다면 이번 추경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의 행보를 출마와 연결 짓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든 걸 그렇게 판단하지 않겠나"라며 "지금까지 관행에 따라 총리가 출석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출마는) 한 대행 의지에 달린 것"이라며 "여러 차례 말하지만, 당 지도부는 빅텐트가 됐든, 당내 경선이 됐든 과정 일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질을 주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중진들은 "대행 본인의 발언과 의사가 (출마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저희는 한 대행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명 중 3명이 한 대행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안철수 후보만 한 대행 출마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한 대행의 연설 중 페이스북에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 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남겼다. 

추경안 시정연설이 끝난 후 국민의힘은 한 대행에 대한 반응을 내놓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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