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디지털 대전환’ 선도 도시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엑스포 유치 실패가 끝이 아닌 진짜 도전의 시작”이라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도시 전반을 재설계해 부산을 세계 디지털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부산은 더 이상 낙후된 산업도시가 아니다. AI를 도시 운영의 핵심으로 삼아 산업·행정·교육·시민생활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는 실패했지만 그는 이를 통해 축적된 글로벌 네트워크, 도시 인프라 개선, 시민의식 고양 등이 향후 디지털 전환에 결정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산은 글로벌 도시로서 역량을 갖췄고 이제부터 진짜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부산시는 현재 ‘부산형 AI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규모로 ‘AI 혁신지구’를 조성 중이며 구글 클라우드, 카이스트, ETRI 등 국내외 기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 인력 양성 기관, 창업 인프라를 통합한 원스톱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전 부서를 대상으로 AI 기반 도시행정 전환 프로젝트도 본격화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교통·복지·환경 등 각 분야에서 AI 솔루션을 시범 적용 중이다. "공무원도 데이터를 읽고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시대가 됐다”는 박 시장 말처럼 전 분야에 걸쳐 행정 체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청년 정책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박 시장은 “서울로 떠나는 인재를 붙잡지 못하면 도시의 미래는 없다”며 “AI 영재학교 설립, 디지털 직업교육 확대 등을 통해 지역 청년이 부산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는 2026년까지 AI·디지털 분야 인재 1만명 양성, AI 기반 스타트업 500개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또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콘텐츠 밸리’를 조성하고 영상·게임·웹툰·e스포츠 등 창조산업에 AI 기술을 융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300억원 규모 ‘AI·디지털 콘텐츠 펀드’ 조성과 ‘글로벌 콘텐츠랩’ 출범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은 AI를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으로 지목하며 부산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AI는 기술적 진보를 넘어 문명 자체를 재편하는 혁신의 중심”이라며 “부산은 이 전환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핵심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구상은 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 행정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조성 전략과 맞물린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되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 지형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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