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변경)'안이 통과됐다. 철거민 이주 정착이 시작된 1967년 이후 약 60년 만에 백사마을의 재개발정비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이번 확정으로 사업지에는 연면적 규모 57만5744㎡, 용적률 222.44%를 적용한 최고높이 110m 공동주택이 들어설 방침이다.
시는 일대 불암산 자연환경 등 주변 현황과 연계한 ‘정비계획(변경)·건축·경관·교통·교육·공원·재해 분야’ 등 7개 분야에 대한 통합 심의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서울시가 도입한 '규체철폐 4호'에 따라 최초로 재해 분야까지 포함한 통합심의 안건이 심의 문턱을 넘었다.
시는 이번 통합심의를 통해 기존 정비계획의 틀에서 벗어나 건축 및 경관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 공급 가구도 기존 2437가구에서 741가구를 더 늘려 사업성 확보와 주택수급 안정을 동시에 도모했다.
사업지는 1967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옛 주소(산104번지) 명칭에서 따온 백사마을로 불린다. 당시 서울 내 도심 개발로 발생한 철거민들이 대거 정착하기 시작해 사실상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달동네로 꼽힌다.
앞서 백사마을은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린 후 다음 해인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성 문제 등으로 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등의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사로 나서며 다시 사업이 재개된 상황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당초에는 기존 지형과 골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주택과 아파트를 융합해 재개발하는 ‘주거지 보존’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당시 보존 지역에 저층 임대주택을 대거 공급하고, 전체 아파트 공급 물량은 2000가구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사업이 계획된 바 있다.
그러나 경사지 내 임대주택 건설로 인한 사업비 상승과 낮은 사업성 문제가 재개발 발목을 잡았다. 2023년 행정안전부가 해당 사업의 재정 투입에 대한 재검토 결정을 내렸고, 서울시도 보존 형식의 사업 추진을 철회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정비계획안 확정을 통해 향후 단지에 오픈 스페이스 개념을 도입한 고품질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소셜믹스 단지로서의 편의성도 충분히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사업 완공 시 불암산 근린공원과 어우러지는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왕십리까지 20분대에 진출할 수 있는 경전철 동북선 건설도 앞두고 있어 일대 교통 여건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는 실무 관련 인력 100명을 동원해 사업 준공까지 전체 준공 절차 등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시행하기로 했다. 구청 역시 올해 1월 건축해체 전문위원회 심의 통과 후 펜스 설치 등 본격적인 철거를 위한 사전 제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간 사업이 여러 차례 난항을 겪어온 점을 감안해, 사업 추진 시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속한 사업 완료를 역점으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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