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는 1분기 매출 28조175억원, 영업이익 3조8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며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2.2% 감소하며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에 대한 고객 선호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관세 적용을 앞둔 미국 시장의 선구매 수요·인도와 신흥 시장의 판매 호조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판매가 상승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대적으로 대당 마진이 낮은 대중용 전기차인 EV3와 EV4 등의 판매가 늘어난 반면, 고성능 전기차로 마진이 높은 편인 EV6와 EV9의 경우 한국에서 미국 조지아주 공장으로 생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생산 물량이 줄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재고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기간 생산을 줄인 부분도 있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부과된 25%의 관세는 기아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기아는 오는 5월부터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승준 본부장은 "미국 조지아 공장의 일부 생산 물량을 캐나다나 멕시코 등으로 일부 수출하고 있는데 최대한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미국 판매를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정책이나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빠른 속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EV6의 EV9의 생산지를 미국으로 조정한 점도 관세 회피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또 "관세 회피 심리 영향으로 2분기 일시적인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하반기에는 이 부분이 오히려 수요 감소 요인이 될 것"이라며 "6월 이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재고가 소진되면서는 경쟁사들도 관세 영향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 등의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당장의 관세 효과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식의 접근보다는,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저희 포지션을 지키고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잡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되 가격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관세 리스크가 기아만 받는 것은 아니고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받게 될 것인데, 그 와중에도 분명히 치고 나가는 곳들이 있을 것이고 반면에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며 "과거 어려운 시기에 레벨업을 한 것처럼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삼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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