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애도 속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엄수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미사는 교황의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했다. 입당송(入堂頌)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에 이어 기도와 성경 강독, 추기경단장으로 미사를 주례하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강론도 진행됐다.
 
장례 미사는 레 추기경이 주례하고 전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으로 집전한다.
 
성찬 전례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도 진행된다. 신자들은 미사 후 "즉시 성인으로!"(Santo Subito!)를 외치며 경의를 바치게 된다.
 
과거 장례 미사에서는 사이프러스와 아연·참나무 등 세 겹으로 된 삼중관 입관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이번 장례식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삼중관 대신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소박한 목관 하나만 사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성 베드로 대성전과 산타 마리아 마제로 대성전은 약 6㎞ 거리로 교황의 관은 이날 오후 2시∼2시30분께 장지에 도착할 전망이다.
 
교황은 대성전의 과거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대성전 벽면 안쪽 공간에 안장된다. 관이 놓일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 새겨진다.
 
한편 이날 장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가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명을 포함한 130여개국 대표단도 바티칸을 찾아 애도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도 동행했다.
 
교황청은 이날 장례 미사에 2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장례 미사에 앞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일반 조문에는 약 25만명이 성 베드로 성전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오전 7시 35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선종했다.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출생한 교황은 1282년 만에 비유럽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으로 지난 2013년 교황에 선출됐다. '빈자(貧者)의 성자'로 불렸던 이탈리아 성인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택한 그는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다.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는 등 역대 가장 진보적인 교황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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